칭찬의 아침
달은 지고,
신비론 환상 은근히 첫 잠 깨어날 제
아침의 다감한 연인
소망 가득 가슴일랑 흩뿌리는 행복
행복하여라, 행복하였네라
그대 얼굴
세월 가면 잊혀지겠지만,
그대 느낌
못견딜 새로운 신비로 늘 다가와선
별바라기 밤이슥한 꿈 모두어 들고
여명으로 찾아든 소담한 행복
긴 그림자 가득 채우노니
느낌만으로도 아련한 행복 솟거늘
나의 그 아침이여,
칭찬의 아침이여!
빛살 환히 머금어 가슴으로 들라
시의 창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라는 책이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이다.
설사 직접 읽지는 않았더라도 그 내용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익히 알고들 있다.
혹시 전체의 줄거리를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점이 무엇인지는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책이니 새삼 예를 들어 거론할 필요도 없겠지만,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드는지라 필자는 아마도 열 번 이상은 읽은 듯 싶다.
저자인 ‘켄 블랜차드’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업무 성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올랜도 씨월드’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범고래 ‘샴’의 쇼를 보게 되었고, 범고래를 훈련시키는 조련사의 모습을 보고난 후 조련사를 직접 찾아가 그 궁금증에 대한 실마리를 찾게 된다.
바다의 포식자라고 불리는, 무게가 무려 5,000파운드나 나가는 난폭한 범고래를, 높이 3미터나 되는 장대를 수직 상승하여 뛰어넘게 하는 비결, 또한 조련사를 배 위에 태우고 물 위를 돌아다니는 모습, 그리고 관중석을 향해 지느러미로 장난을 치며 물세례를 퍼붓는 동작들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결론적으로 그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한다고 조련사는 힘주어 말한다.
그러면서 인간 관계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철학과 노하우를 들려준다.
독자들은 저자의 고백을 들으면서 진솔한 삶의 자세를 배워가면 된다.
우리의 현실에서 좋은 인간 관계를 만들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상호간에 여러 가지 눈높이를 맞추어야 하는 고행의 과정이 따르니 말이다.
그런데 여럿이 어떤 일을 할 때 자기 자신만을 내세우려 하면서 서로의 마음이 맞지 않는다면 정작 무슨 일인들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는가?
그래서 모든 일의 성패는 성원들끼리 얼마나 좋은 사이를 만들어내느냐가 좌우한다.
그리고 이 때 꼭 필요한 것이 칭찬이다.
그 놀라운 묘약을 서로간의 사이에 풀어 넣어야 하는 거다.
강제력에 의지하지 않으니 아마도 화학적 결합까지는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그게 더 좋은 길이란 사실을 끝까지 잊지 말아야 한다.
신뢰를 쌓고, 긍정적인 것을 강조하고, 실수는 무시하면서 과정을 칭찬한다는 계단형의 공식을 반드시 기억하여야 한다.
‘칭찬합시다’ 라는 TV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는다.
칭찬에 인색한 우리 사회에 격려와 칭찬의 문화를 심어주는 데 일조한 프로그램이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칭찬해주는 릴레이로, 단점 보다는 장점을 찾아내 격려해주는 데 역점을 두었던 이 프로그램을 보며, 칭찬도 훈련하지 않으면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마음 속의 생각을 제 때 표현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이런 의미에서 칭찬도 훈련을 통해서 익숙해지는 능력 중의 하나이다.
사랑 역시 마음 속으로만 가지고 있어서는 상대방이 깨닫지 못한다.
행동으로 나타날 때 비로소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칭찬해주는 꽃은 윤기가 나고 더욱 잘 자란다.
감정이 통하지 않는 동물이나 식물도 칭찬을 받으면 즐겁고 기쁘다.
힘이 솟고 희망이 싹튼다.
동식물도 이러한데 하물며 우리 인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칭찬 한 마디, 격려 한 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그에 반해 통상적인 입에 발린 말은 힘이 없다.
칭찬과 격려 한 마디는 사실 돈도 안 들고 시간도 안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데 너무도 인색하다.
이것은 우리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바로 훈련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엄격한 유교 문화 속에서 겉으로 표현하는 것 보다는 마음으로 느끼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왔던 것 같다.
쉽게 표현하는 사람은 경망스럽고 진중한 사람이 아니라는 관행이 알게 모르게 우리 행동 양식에 스며들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치 절제의 미덕이 가장 아름다운 인품인 것으로 잘못 여겨져 왔다.
다시 강조하지만 표현하는 것도 훈련이고 연습이 필요하다.
마음 속으로 아무리 칭찬을 해도 그것이 밖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상대방은 그 속 마음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혹시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실망하고 속단하여 좌절하게 될 수도 있다.
옆에서 칭찬하면서 격려해주는 것이 얼마나 상대방에게 큰 용기가 되고 힘을 주는 것인지 모를 것이다.
우리는 부모와 자녀가 오랜 시간이 흘러 화해하는 장면들을 TV를 통해서 경험한다.
부모의 마음은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표현을 하지 않아 자녀는 오해를 해 집을 나가고, 오랜 세월이 흘러 그 자신이 부모가 되어서야 비로소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전파를 탄다.
이렇듯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
격려와 칭찬은 손을 잡아주는 것이다.
아이가 넘어졌을 때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주듯이 아이가 상처를 받고 실망하고 좌절하여 있을 때에도 격려의 한 마디로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주자.
그럴 때 아이는 다시 힘차게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받은 칭찬과 격려 때문에, 실망하려다가 다시 힘이 났던 때를 상기하면서 말이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라는 속담도 있다.
아무리 표현에 인색한 우리 민족이라지만 더위가 시작된 이즈음에는 망설임 없이 곧잘 서로 간에 덕담을 주고 받는다.
마치 이 환절기에는 몰아서 한 해치를 다 해 더위를 이기려는 듯, 인사치레일 망정 급하게 목소리를 높여도 하나도 어색하게 들리지를 않는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 시기라는 것도 우리가 편의상 정해놓은 것이다.
그러니 일정한 시기를 한시적으로 정할 것이 아니라 언제나 자연스럽게 칭찬과 격려를 덕담으로 건넬 수 있다면 얼마나 화기애애하고 다정다감한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겠는가?
또한, 더불어 생각해볼 것은 칭찬을 받을 때 조심하라는 것이다.
주위 모든 이들이 칭찬을 하고 칭송을 할 때 조심하지 않으면 자칫 자신을 잊는 수가 있다.
자신을 잊는다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자제력을 잃은 것과 같은 것이니 자칫하다간 아집에 사로잡혀 깊은 수렁 속에 빠질 수 있다.
주위에서 칭송과 칭찬을 하는 것은 나의 순간의 결과만 칭찬을 하는 것일 뿐이지 다음까지 영구히 모든 걸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그 대목을 몰라 착각하며 혼돈하고 있다.
칭찬받을 때 겸손하면 또 다른 칭송을 듣게 되지만 칭찬에 빠져 오만한 반응을 보이면 또 다른 흉의 빌미가 되어질 수 있다.
칭찬이라는 것은 순간의 말일 뿐 영원함은 아니니, 칭찬을 받을 때의 겸손이 훗날 또 다른 칭송을 받게 하는 첩경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겸손이나 교만과는 다른 시각에서 칭찬에 관해 짚어본다.
실상은 칭찬도 약간의 중독성이 있다.
칭찬의 말을 들으면 그 칭찬에 부합하기 위해 때론 힘에 버거울 만큼 칭찬받을 일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곤 한다.
분명 능력 밖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도전을 한다.
그래서 오히려 실패를 하고 나면, 표현은 하지 않더라도 마음 안에 원망이 쌓일 때도 있다.
그러므로 노력은 하되 능력 밖의 일이라면 단호히 멈출 줄도 알아야 하고, 잠시 섭섭하더라도 거절할 줄도 알아야 서로에게 두고 두고 편할 때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칭찬의 말이 미움이나 원망을 키우는 씨앗이 된다면 오히려 골이 깊기 전에 싹을 잘라내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늘상 스스로에게 정직하면서 그 정직함을 표현하는 것이 칭찬의 말에 중독이 되어가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사랑과 칭찬의 날들을 끝까지 변함없이 살아나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June 22, 2020 at 09:14AM
https://ift.tt/2NfxbyE
[림삼의 초대시] 칭찬의 아침 - 서울일보
https://ift.tt/2MTfNiW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림삼의 초대시] 칭찬의 아침 - 서울일보"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