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부터 열차로 화물운송 시작
해상운임 폭등에 유럽행 수요 급증
3분기 영업익 482억 서프라이즈
16일 물류 업계에 따르면 판토스는 올 1월 시작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급행 화물 운송을 현재의 주 3~4회에서 매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주1회 목표로 ‘블록 트레인(Block Train·정기 운송편)’ 계약을 맺었지만 화물 수요 폭증에 일주일 3~4회로 늘린 상태다.
“유럽 운송의 유일한 대안”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유럽 해상 운임은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미국 서해안 항로 운임은 1FEU(4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887 달러까지 뛰었다. 전주보다 16달러 오른 사상 최고치다. 유럽 항로 운임도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터 1개)당 1508 달러로 전주 대비 15% 가량 상승했다.
해운 선복(船腹·해운 서비스 물량) 부족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는다. 원래 대기업은 6개월 이상 장기 계약을 맺어 선복을 확보하지만, 이런 장기계약 자체가 요즘은 무의미해졌다는 게 수출업계의 설명이다.
수출업체 “장기 계약도 무의미”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타이어를 배로 실어 나를 수 없게 되면서 판토스의 TSR을 통해 유럽으로 보내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쇼티지(공급 실패)가 나면 막대한 배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활로를 뚫은 것”이라고 말했다.
판토스에 따르면 TSR 운송을 문의하는 기업은 대·중소기업,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타이어처럼 유럽 수출 물량을 배로 실어 나르던 전자부품·디스플레이·배터리는 물론 의류·섬유·포장재·e커머스 제품까지 판토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판토스 관계자는 “고객 정보는 절대로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과거엔 절대 철도 운송을 하지 않던 기업과 업종에서 두루 의뢰가 들어오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제 물류 네트워크 결실
판토스는 실적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몸값을 올리고 있다. 3분기에 4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물류 업계에선 최소 내년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까지는 해운 대란이 정상화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판토스 관계자는 “국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뜻밖의 해운 대란과 만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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