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많은 가상화폐가 주로 불법적인 자금 조달에 사용된다고 생각한다.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그걸 믿는 사람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가상화폐는 각종 이상한 일과 자금세탁 활동에도 쓰였다.비트코인에 대한 비판에서 빠지지 않는 내용이 "돈세탁, 테러, 범죄 등에 악용된다"는 것이다. 만약 비트코인이 지구촌 어딘가에서 민주화운동 인사를 지원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면? 옐런 장관과 라가르드 총재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바꾸게 될까.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알렉세이 나발니(45)는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인사인 동시에 러시아 최고의 비트코인 모금자이기도 하다.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른 가운데, 나발니의 가상화폐 지갑에는 그를 응원하는 러시아인들의 '익명 후원금'이 밀려들고 있다.
알렉세이 나발니. /AP통신
나발니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비트코인 지갑 주소는 두 개로, 각각 2016년과 2017년에 생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나발니는 최근 5년 동안 총 657비트코인을 기부받았다"고 보도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20억원어치다. 코인데스크는 나발니의 전체 후원금 중 최대 10~15%를 비트코인이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의 구속 이후 모금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는 게 외신들의 설명이다. 나발니 측 인사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비트코인과 법정화폐를 이용한 기부 모두 급증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저격수'로 꼽히는 그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정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독극물 공격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독일에서 치료를 받았다. 극적으로 건강을 되찾아 지난 17일 러시아로 귀국했지만 곧바로 체포됐다.
구세군은 이번 겨울 미국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기부를 받기 시작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설치된 모금냄비. /한경DB
국내에서는 2018년 서울 송파을 재보선 출마를 준비하던 야당의 한 정치 신인이 가상화폐 모금을 선언한 적이 있다. 선관위가 곧바로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고, 후보자가 선거 완주를 포기하면서 반짝 해프닝으로 끝났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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