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회복 국면 들어선 중국 경제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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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2020년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를 발표했다. 국적별로 순위 내 진입 기업 수를 세어보면 중국(홍콩 포함) 124개, 미국 121개, 일본 53개 등으로 집계된다.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고로 2000년 대비 지난해 500위 안에 들어간 중국 기업 수가 112개 늘어나는 동안 미국은 반대로 64개 줄었다.

이는 예견된 일이었고 미국도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은 지난해 화웨이에 이어 최근 중국 인기 모바일 앱 틱톡과 위챗에 대한 제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중국 경제에도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 2분기 중국 GDP가 3.2%를 기록하며 1분기 -6.8%에서 ‘V자’를 그리는 극적 반등을 이뤄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6월 전망한 올해 GDP 성장률 1%를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감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2분기 4.4%로 1분기 -8.4%에서 플러스로 전환했으며 소비와 투자도 1분기보다 증가율 감소폭이 눈에 띄게 축소됐다.

무엇보다 2분기 성장을 견인한 것은 수출이다. 6월 0.5%로 반짝 증가한 이후 7월에는 7.2%로 내달려가고 있다. 특히 중국 전체 수출의 약 33%를 차지하는 미국, 아세안(ASEAN)에 대한 수출 회복이 한몫했다. 경기선행지표인 제조업 PMI도 국유대형기업과 민간기업 모두 3개월 연속 50선을 웃돌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 경제에 단비만 내린 것은 아니다. 6월 초부터 두 달간 이어진 폭우로 중국 양쯔강 일대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중국응급관리부는 지난 7월 말 중국 27개 성(省)에 걸쳐 내린 홍수로 약 5481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하는 등 1444억위안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홍수로 인해 농산물 수급 차질이 빚어지는 과정에서 미중 통상갈등 재점화, 코로나19 재확산 등 수요 측면에서의 둔화가 확대될 경우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 우려된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화되고 있다. 다만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4%로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상태다. 다시 말해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불어난 부채가 홍수로 더 불어나게 생겼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중은 258.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9년 4분기와 비교해 83.5%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올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국면 극복을 위해 대대적인 재정 투입과 양적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침체 국면은 벗어난 듯 보인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올해 GDP 대비 총부채 비중이 지난해보다 2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반기에는 ‘코로나19 2차 대확산’ 가능성 등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다. 중국 경제 불안에 잘 대응하고 경제 회복을 기회로 활용해야 하는 우리 경제의 앞날에도 희망과 불안감이 병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4호 (2020.09.02~09.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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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31, 2020 at 09:2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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