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체제 후 미래사업 '진격'
유망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
中 진출한 휴젤, 경쟁력 높아
IMM·중동 국부펀드 등과 연합
그룹 첫 '兆단위 M&A' 성사
의료바이오 진출 … 사업 다각화

GS는 그간 ‘안정 경영’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들었다. 2004년 그룹 출범 이래 조(兆)단위 인수합병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고, 지분 투자 역시 소수지분을 매입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증권맨’ 출신인 허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최근 2년 새 과포화 상태가 됐고 정유업종은 성장성이 약해졌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했다. 허 회장은 GS의 투자역량을 길러 기존과는 다른 사업 생태계를 만드는 ‘뉴 투 빅(new to big)’을 강조했다. 올 들어서만 메쉬코리아, 펫프렌즈, 당근마켓 등 유망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했다. 휴젤 인수를 위해서는 올해 초부터 CBC가 조성한 ‘펀드-V’에 출자하며 글로벌 바이오 시장과의 접점을 만들어 왔다. 이번에 휴젤의 지분 매각이 본격화되자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젤의 실적도 상향추세다. 올 2분기에는 연결 기준 매출 645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7%와 59.1% 증가했다. GS는 휴젤의 제품력 및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에도 ‘2, 3-부탄디올’ 등 화장품 연료로 쓰이는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지만 의료 바이오 분야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룹 관계자는 “휴젤을 친환경 그린바이오 등 GS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다각화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S의 투자 축도 기술 및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휴젤은 특별한 설비나 장치보다는 보툴리눔톡신을 효과적으로 다루고 정제·건조하는 노하우를 보유한 회사다. 점포 출점을 곧 매출로 잡는 GS리테일도 요기요와 펫프렌즈 등 무형의 가치에 투자했다. 대표적 장치산업인 GS칼텍스는 카카오모빌리티에 300억원을, GS건설은 지난해 8월 친환경 건축공법을 갖고 있는 주택업체 단우드 등에 투자했다. 허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환경변화 대응’이 GS 투자의 큰 줄기를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채연/남정민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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