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이 70주 넘게 뛰고 최근엔 지방 대도시까지 전세난이 확산되자 19일 정부가 '전세 대책'을 내놓았다. 핵심은 2년간 전국에 11만 4000가구(수도권 7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LH 등이 공공임대 중 공실과 신축 다세대 등의 물량을 확보해 임대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전세난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물량의 40%가 넘는 4만9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3개월 이상 비어 있는 공공임대 3만9000 가구가 우선 공급 대상이다. 수도권에만 1만6000가구의 공공임대 공실이 있으며, 상가와 호텔 등 숙박시설 2만6000가구를 리모델링해 임대로 추가 공급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공급되는 임대주택은 소득·자산 기준을 없애고 무주택자면 자격이 된다.
민간 건설사가 짓고 있는 주택 물량을 사들여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 전세'로 돌리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전용면적 60㎡에서 85㎡로 3~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중산층용 전세 주택도 매년 2만 가구씩 5년간 6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내년 상반기까지 물량 40%를 집중 공급한다는 계획이지만, 최근 전세난 해결에 도움이 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공급한다는 임대주택이 3, 4인용도 포함된 것은 긍정적이나, 여전히 1, 2인 가구용에 치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전세난은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이 전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주로 3인 이상 가구의 전세 물량이 증발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대책은 최근의 전세난 해결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의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기존 '저소득층 중심 임대주택' 정책에서 소득 상관 없는 '공공 임대 주택 물량 늘리기' 방향으로 정부 정책의 좌표가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공공전세 물량 공급, 단기 대책에 그치면 '도루묵' 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 브리핑에서 “전셋집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면서도 “최근 전세문제는 거시경제 여건, 가구 분화, 매매시장 안정조치 등 구조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많은 임차가구가 월세보다 부담이 적은 전세를 찾게 됐고, 주거상향 수요도 증가하면서 전세가격이 상승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가구분화로 인한 1~2인 가구의 임차수요도 단기간 급상승하면서 2016년 12만 90000호였던 수도권 가구 수 증가 폭이 2019년 기준 25만 4000호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현상 역시 전세값 상승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다만 김 장관은 기존 세입자의 경우 주거 환경이 상대적으로 안정됐다고도 설명했다. 임대차 3법 시행 전에 57.2%였던 전월세계약 갱신율이 지난 10월 66.2%까지 높아져, 10명 중 7명은 전세값 부담없이 살던 집에 계속 거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전월세계약 갱신율 수치만으로 3인 이상 가구가 겪고 있는 전세난의 심각성을 가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급하겠다는 '전세주택 잠재적 수요자들' 때문에 전세난과 집값 상승이 초래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좋은 주택으로 옮겨가려는 대체 수요가 전세난과 집값 상승의 주된 요인이라는 지적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전세난은 이제 시작일 뿐, 5% 이내로 인상이 억제된 임대료가 2년 뒤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본격적인 전세난이 2년 뒤로 유예됐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질 좋은 공공 전세 등 공공 임대 주택을 계속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집을 사지(to buy) 않고 사는(to live)' 방향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정부의 임대물량 공급 대책이 집값을 더욱 자극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세주택 공급' 정책의 실효성은 주택이 공급되는 지역과 물량, 속도 등이 실제로 시장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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